■CMB 대전방송 뉴스
<아나운서>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아이들의 가을운동회에서 들을법한 응원구호가 어르신들의 유쾌한 청백전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모처럼 노익장을 과시한 즐거운 운동회 현장을 장복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사>
충남 계룡시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이 오늘은 청군과 백군으로 나뉘어 열띤 경쟁을 펼칩니다. 본격적인 종목대결이 시작되기도 전에 몸도 풀 겸 한껏 오른 흥도 채울 겸, 흘러나오는 음악에 신나게 춤도 춰봅니다. 응원전도 치열합니다. 출전선수들에게 보내는 각 팀의 막대풍선은 쉴새없이 흔들리고, 종목에 참가한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입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과 다른 결과에는 아쉬움과 탄식도 이어집니다.
▶ 이연옥 (80) / 충남 계룡시 금암동
“우리 팀 공을 터트리지 말고, 상대편 공을 터트리라고 했는데, 이 분들이 이해를 못해서 우리 팀 공을 터트리니까 얼마나 속상해요....”
“(모처럼 야외에) 나오니까 너무 행복해요... 정말 감사해요”
승패를 떠나 친구들과 운동장을 달리고 함박웃음을 지어보는 것만으로도 오늘 이 시간은 주체할 수 없이 기쁘기만 합니다.
▶ 안일훈 (85) / 충남 계룡시 엄사면
“잘해서 1등하자! 청팀 파이팅!”
“젊어지는 것 같아요. 옛날 생각도 나죠...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니까 좋지요... 치매도 안걸려요 계룡시는...”
▶ 김덕종 (76) / 충남 계룡시 엄사면
“다 즐거워요... 조금 전 했던 공 굴리기 게임도 즐겁고요”
“왜 청팀이 백팀에 와서 이러고 있어?”
“백팀 승리래요”
“백팀 화이팅!”
충남 계룡시에서 열린 어르신들만의 특별한 가을운동회는 매년 노인의 날 부대행사로 치러져 왔지만, 이렇게 청백전으로 나눠 분리개최된 것은 올해가 6년만의 일입니다. 늘어나는 노인인구가 갖는 사회적 소외감을 해소하고, 스포츠를 통한 여가문화 조성과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정보가 공유되는 시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 권주현 관장 / 충남 계룡시 노인복지관
“계룡시의 지역 특색이 고향이 다른 어르신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서로 화합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드리고 싶었고요, 계룡시가 군인가족이 많은 지역이다 보니까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 위해 이런 시간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예전에 하던 운동회의 기억을 되살려드리고 싶었고요”
“각 기관과 어린이집,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효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고, 어르신들과 친숙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1,000명에 가까운 지역 어르신들은 선수와 응원단, 청군과 백군을 떠나 희미해진 기억속에 아련함으로 남은 동심의 기억을 꺼내들고 녹색의 잔디위를 마음껏 달렸습니다. 오랜만에 굳게 잡은 친구의 온기도 남은 시간 잊지 못할 행복으로 새겨집니다.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진 어르신들만의 특별한 가을 운동회는 건강한 노년의 한 페이지를 유년의 추억으로 안내하기에 충분했습니다. CMB뉴스 장복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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