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빈집 털이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내시경 원리를 이용한 특수 제작 장비까지 동원된 신종 수법이 적발됐는데요, 잠금장치 단단히 하셔야겠습니다. 보도에 이상수 기잡니다.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아파트에 들어섭니다.
또 다른 남성도 얼굴을 가린 채 뒤따릅니다.
아파트 빈집만을 골라 금품을 훔친 46살 오 모씨 등 일당입니다.
▶ 이상수 기자 / CMB대전방송 (070-8110-7554)
이들은 이처럼 특수 제작된 장비를 이용해 집안 잠금장치를 손쉽게 해제했습니다.
고향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집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현관문 렌즈를 떼어 내고 그 구멍에 일명 특수 내시경 장비를 넣어 문을 열었습니다.
쇠막대기에 초소형 카메라를 연결하고, 밖에서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작은 모니터까지 단 특수 제작 장비입니다.
디지털 잠금장치의 경우 안쪽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문이 열린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 이성선 과장 / 대전 둔산경찰서 형사과
“만약에 범행 장소가 1-2단지면 CCTV가 찍히잖아요. 그러니까 1-2라인이면 3-4라인으로 올라가서 옥상을 통해서 다시 내려와서 다시 범행 후에 옥상을 통해서 3-4라인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피해 장소인 1-2라인 CCTV를 봐도 범인이 안 찍히는 거에요.”
우유 투입구를 이용한 맞춤형 절도 장비도 사용됐습니다.
렌즈를 통한 침입이 어려울 경우 삼단봉과 같은 특수 제작 도구를 사용했는데,
이들이 빈집 한 곳을 터는 시간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 피의자 A씨 (음성변조)
“(현관문) 렌즈 구멍 안으로 내시경(특수장비)을 넣으면 카메라에 다 설치가 되어 있어서 안이 다 보입니다. 안에 있는 스마트 버튼을 터치하면 문이 열립니다.”
오 씨 일당의 이 같은 수법에 대전지역 아파트 10곳이 털렸습니다.
또, 순천과 전주, 청주 등 전국을 돌며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23번에 걸쳐 다이아 반지 등 시가 2억 5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습니다.
특히 범행을 저지른 뒤 현관문 렌즈까지 원상태로 복구시켜 놓는 등 치밀함을 보여 피해자들은 절도 사실도 뒤늦게 인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피해주민 (음성변조)
“몰랐죠 우리는 몰랐기 때문에 우유 투입구는 집수리 하느냐고 막은 거고.. 투시경은 몰랐으니까 그것을 그렇지 않아도 그 투시경(렌즈 구멍)을 막았어야 되는데 우리는 몰랐기 때문에..”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으로 오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범행 초기 가담한 이 모씨를 뒤쫓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설 명절 전후 빈집털이가 우려되는 만큼, 보조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CMB 뉴스 이상수입니다.
(영상취재 백경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