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B 대전방송 뉴스
<아나운서>
소방관들은 매일 생사를 넘나들며, 각종 사건사고 현장을 가장 먼저 마주합니다. 트라우마와 심리 질환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이런 소방관들을 위한 마음의 탈출구는 좀처럼 열려있지 않습니다. 이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어둡고 컴컴한 구석을 헤집고 들어갑니다. 어떤 참혹한 광경이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화마가 치솟는 불길을 갈라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한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언제든지 넘어서야 합니다.
지난 해 대전 소방관들은 7분마다 구급 출동에 나섰고
이를 통해 하루 평균 이백 세 명의 시민들이 구급서비스 혜택을 받았습니다. (c.g out)
일 년에만 평균 7.8회. 소방관들은 집단 사망이나 사지 절단 사망 등 극심한 외상 사건에 노출되며, 반복되는 사건사고 현장을 일상처럼 겪습니다. 이러한 그들의 정신건강은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2014년 소방청이 실시한 전국 소방관 심리 조사 결과, 우울증을 앓는 소방관의 비율은 일반인보다 4.5배 높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PTSD를 겪는 비율은 무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코올성 장애나 수면 장애를 겪는 소방관은 5명 가운데 한 명 꼴이었습니다. (c.g out)
또한 지난 5년간 자살한 소방공무원의 수는 마흔 네 명으로, 이는 순직한 소방공무원 수인 스물 한 명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칩니다.
하지만 이들의 감정적 탈출구는 굳게 닫혀있습니다.
강인한 이미지로 대변되는 소방관의 직업적 특성 탓에
이 같은 심리질환은 사회적으로, 또 조직 내부적으로 용인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박찬석 교수 / 우송정보대 소방안전관리과
일반인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10배 정도 높은 유병률을 가지고 있어요. 시민들이 어떤 유형의 재난이든 119에 먼저 신고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소방관 분들이 재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1차 대응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끔찍한 현장 같은 트라우마 상황에 항상 노출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정신적 충격이라든가 심리적 상처를 받았을 때 소방공무원 같은 경우에는 조직 내부의 분위기도 그렇고 그것을 외부로 표출하는 순간 조직 내부에서 외면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걸 숨기려고 하는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거죠.
또한 소방관의 직업적 사명감은 자신의 트라우마를 감추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는 또 다른 알코올 의존증과 수면 장애등의 정신 질환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립니다.
▶ 박찬석 교수 / 우송정보대 소방안전관리과
소방공무원 분들이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감추려 하는 특색이 있거든요. 2014년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치료가 필요한 소방관들의 70% 이상이 치료를 거부하고 있거든요. 조직 내부의 문제라든가 소방관으로서 강해야 한다는 직업 소명 이런 것들이 연결돼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문제는 소방공무원들이 자신의 심리적 상처를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핵심이고 은닉성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전문가들은 은닉성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함을 역설합니다.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현장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사후 대처를 통해 감정의 비상구를 찾을 수 있도록 상담 치료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언제든지 사고 현장에 노출될 수 있음을 고려해, 현장을 맞닥뜨리는 소방관의 안식일을 확대하고, 안식 월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은닉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소방청에선 서를 거치지 않고 정신과 진료비를 청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정신 질환 관련 진료비를 청구한 소방관은 2012년 363명에서 지난해 6600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대전소방청 역시 치료와 예방 차원에서의 심리상담 교실과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리기배 / 대전 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치료 부분에 있어서는 병원과 상담소를 이용한 직원들의 심신 건강관리고요. 또 예방차원에서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병원과 상담소를 이용한 소방관이 330명 되었고요. 힐링 프로그램 참여는 179명 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혼자 안고 가야하는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며 상담과 치료를 통한 삶과 일의 균형을 찾아나가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 리기배 / 대전 북부소방서 예방안전과
병원이나 상담, 치료 같은 경우에는 철저하게 비밀 보장이 되어 있어서 어느 누가 상담을 받았는지는 다른 직원은 모르고요. 직원들이 상담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육체적인 감기나 질병에 의해 치료 받듯이요. 힘든 상황이나 정신적으로 우울할 때 당연히 상담과 치료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극복하고, 동료 간에도 서로가 심신 건강에 있어서 힘든 직원이나 치유가 필요한 직원들에게 서로 위로해주고 극복하고, ‘할 수 있어’란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소방관들의 심리 질환.
직업적 사명감을 뒷받침하는 제도 정착과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 형성을 통해 함께 극복해나가야 합니다. cmb 뉴스 이민정입니다.
(영상취재: 임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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