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B 대전방송 뉴스
<아나운서>
번개탄이 극단적 선택의 도구로 악용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충남 지역에서만 이번 달 벌써 네 건의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물리적인 규제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단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지난 21일 새벽, 충남 태안의 한 무인텔에서 투숙하던 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앞선 10일 역시 충남 당진의 일가족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3일에는 논산에 거주하던 부부가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에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이 사건의 공통점은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 혹은 자살시도였단 겁니다.
번개탄을 통한 자살사건은 이달 충남지역에서만 모두 4건이 발생했습니다.
전국적으로도 번개탄을 이용한 극단적 선택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전체 자살자 가운데 번개탄을 이용한 경우는 14%인 천 8백 33명으로, 10년 새 27배가량 급증한 수칩니다.
폐목재분과 톱밥, 첨가물을 혼합 성형해 만든 번개탄은, 본래 연탄에 쉽게 불을 붙이기 위해 만든 착화탄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매체를 통한 노출 빈도가 다른 방법에 비해 높고, 구입이 용이하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의 도구로 악용되는 상황입니다.
▶ 송광의 팀장 / 충남 논산경찰서 형사1팀
번개탄은 일단 구입이 용이합니다. 누구나 구입할 수 있고 번개탄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 목맴 사고에 비해 자주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반 사람들이 그 사례를 보고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을 시도하지 않나 판단됩니다.
▶ 김현정 위원장 / 한국자살예방협회 홍보 및 대외협력위원회
많은 분들이 정보를 접하게 되고 이것이 자살을 시도하는 빠른 수단이다, 확실한 수단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됨으로 인해서 번개탄을 사용하는 자살 시도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증가하는 번개탄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도입했습니다. ‘자살 예방’ 관련 문구를 표기하고, 판매자가 구매자의 용도를 파악하게 하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별도의 절차 없는 구매가 이뤄지며, 현실적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때문에 전문가들은 감정에 의지하는 심리적인 유도책을 넘어서는,
보다 직접적인 규제가 가능한 물리적 절차와 안전장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가까운 일본과 대만, 홍콩에서는 마트와 슈퍼 등 번개탄을 취급하는 곳에서 사용 용도와 목적을 묻거나, 별도의 잠금장치를 통한 일차적인 규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인 신형 번개탄 또한 상용화되며 기술적인 대안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위원장 / 한국자살예방협회 홍보 및 대외협력위원회
대만에서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시도가 한창 많았었습니다. 그 이후에 대만에서 했던 시도가 무엇이었냐면 마트나 번개탄을 파는 곳에 일차적으로 어떤 이유로, 왜 이 번개탄을 사용하는지를 묻게끔 하는 절차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지금 담배나 주류를 구매할 때에는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는 것처럼 어떤 이유에서 번개탄을 사용할 것인지를 묻는 절차를 한 번 더 했더니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률이 급감했다는 논문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일차적으로 차단을 하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한 안전장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13년째 OECD 자살률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지금.
만연화 된 생명 경시풍조를 개개인의 숙제로 치부하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제도적 울타리를 마련해야 할 땝니다. cmb 뉴스 이민정입니다.
(영상취재: 김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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