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근 서울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선택으로, 대전에서도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져가는 교권 추락에 대전 지역 교사들도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배지훈 기자의 보돕니다.
[기사]
안타까운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를 애도하기 위한 추모제가 대전 보라매공원에서 열렸습니다.
대전 지역 교사들도 꽃다운 나이에 안타깝게 숨진 교사를 추모하고, 그 넋을 기리기 위해 비가 오는 날씨에도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현장 추모사 싱크)
단 한 명의 동료도 잃지 않기 위해서 서로의 손을 잡아야 합니다.
숨진 교사는 지난해 임용돼 초등학교 담임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신규교사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학생들의 문제행동 등으로 심적 고통을 느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일로 최근 교권추락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지만,
교사들에게는 이 같은 상황이 낯설지 않습니다.
▶ 김미용 교사 / 대전 대양초등학교
학교에 계시지 않는 일반분들은 故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으로 인해서 학교현장이 이렇게 어려웠다는 것에 대해서 놀라실거에요. 그런데 저희 교사들은 대전에 있는 교사들은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하는 위협감 속에서 몇 년간 생활한 것 같습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지켜보며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추모제에 함께한 교사들도 이번 비극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 조현희 교사 / 대전 탄방초등학교
선생님은 바로 제 옆 교실에 있는 선생님처럼 느껴집니다. 선생님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감히 상상 조차 못할 정도로 그렇게 큰 아픔을 겪으셨을 거예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가 함께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전교사 노조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받은 교권침해 신고가 벌써 3백 건을 넘었습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지역에서 열린 교권호보위원회는 해마다 3백 건 안팎. 침해 사례는 모욕과 명예훼손이 절반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교권보호위원회 심의를 통해 학생이 퇴학한 경우는 7건, 전학을 간 것도 64건으로 심각한 사안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사노조는 실제 교권보호위원회까지 열리는 것은 극소수.
처벌의 강제성도 없어 구제 방안으로 충분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쏟아지는 학부모들의 민원과 학생의 문제행동을 오직 혼자서 감당해야한다는 점이 교사들에겐 너무나 버겁기만 합니다.
▶ 김현희 대전지부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금 현장에서 가장 큰 요구는 학부모 민원이나 학생의 문제행동이 발생했을때 교사 혼자서 모든 것을 오롯이 책임지지 않도록 학부모 민원창구를 학교장으로 단일화 하는 부분, 그리고 선생님들이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을 경우 그것이 아동학대 범죄가 되지 않도록 법률개정을 하는 부분,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교육부 고시로써 명시하는 부분에 대해서 현장의 요구가 높은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김지훈)
꽃다운 나이에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던 한 교사의 비극,
법적인 체계와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 배지훈 기자 / CMB
가속화되는 교권 추락에 대전 지역 교사들도 위험에 노출돼있습니다.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점입니다. CMB 뉴스 배지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