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최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생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일부 은행이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알지 못 한 시민들은 그대로 발걸음을 돌려야했습니다. 배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
평일 오후 12시.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 업무를 보는 고객들로 가득 차야할 시간이지만, 이 은행의 문은 굳게 닫혀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일부 지점에서 시행되고 있는 점심시간 휴무제.
하지만, 이를 알지 못 하고 은행을 찾은 고객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불편을 토로합니다.
▶ 현장싱크
은행 문이 항상 일찍 닫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다고 하면 1시간을 더 연장해서 업무를 봐주시는 것도 아니고, 퇴근 시간 이후에 업무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저 같이 점심시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조금 많이 불편합니다.
시간을 쪼개 은행을 찾은 한 직장인 역시 발걸음을 다시 돌려야만 했습니다.
▶ 현장싱크
(점심에 은행을 이용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직장을 다녀서요. 사무실 업무 말고 개인적인 볼일은 항상 점심시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8일, 교대 근무를 하는 점심시간을 노려 한 남성이 은행에 침입해 현금 3,900만 원을 탈취해 달아났습니다.
당시 해당 지점은 점심시간으로 2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었고, 그 중 1명이 화장실에 간 사이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겁니다.
이에 금융기관 대상으로 발생하는 사고예방 차원으로 지난 10일부터 일부 지점에서 은행 점심시간 휴무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권 전반에 걸친 업무시간 단축과 점심시간 휴무제 도입은 결국 은행의 편의만 생각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 현장싱크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눈치 보면서 나올 수 있는 일이 은행 업무라든가. 특히 젊은 사람들이 은행 업무 때문에 자기 휴가나 연가를 쓸 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많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금융권이 업무시간도 단축하고 그러잖아요. (금융기관 대상 사고 발생을 이유로 휴무제를 한다는 것) 그것은 대책을 세워야죠. 사람을 충원하든지. 이러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점심시간 때 (영업을) 안 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거잖아요. 그럼 대민 서비스는 어디로 갔느냐는 겁니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해당 은행은 서면을 통해 ‘적은 인원이 교대근무를 하다 발생할 수 있는 범죄와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점심시간 휴무제를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점심시간 휴무제는 현재 부산과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시행 중입니다.
직원들의 점심시간 보장하고,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금융사고 대비에 나서고 있는 추세이지만, 고객들의 불편과 현장에서의 혼란은 지속되고 있어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취재기자 배지훈 / 영상취재 김지훈)
시범 운영되는 해당 제도에 대한 고객과의 충분한 소통. 그리고 효율적인 업무 개선안이 이행되기 전까지 시민들의 불만과 헛걸음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CMB뉴스 배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