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행사가 열린 가운데 대전에서도 시민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시민들은 헌화와 메시지를 전하며 희생자를 애도했습니다.
배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사]
159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그 중 충청권에 연고가 있는 희생자는 총 7명.
참사 1주기를 맞아 대전 으능정이 거리 일원에 시민 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힘들게 시민들 앞에 선 유가족은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자녀 생각에 감정이 복받쳐 흐느낍니다.
▶ 박계순 / 故 박가영씨 유가족
이런 참사가 앞으로는 더 일어나지 않도록… (참사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참사를 기억하고 있어야죠. 그래야만 앞으로도 이런 참사에 대해서 대비할 수도 있고…
1년 전 이태원에는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모인 수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 등에 몰리면서 인명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발생 4시간여 전부터 경찰에 압사가 우려된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의 미온적 대처로 결국 참사가 발생해 시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달라졌을까.
유가족들은 아직도 관련자에 대한 처벌이나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 오선영 / 故 오근영씨 유가족
일 년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책임자들은 회피만 하려고 하고 일 년이나 지났는데 더 늦기 전에 빨리 진상 규명이 됐으면 좋겠고 책임자들은 그에 따른 처벌
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놀러 가서 다 죽는 건 아니잖아요. 놀러 갈 수도 있고 즐길 수도 있는 건데 아직도 이태원 참사를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 근데 누구나 놀러 갈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건데 더 이상 너무 안 좋게만 보지 마시고 유가족들에게 조금만 힘이 되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은 희생자를 기리는 메시지를 남기고. 헌화하며 애도합니다.
누군가의 사랑하는 아들이자 딸 그리고 가족인 희생자들.
영정 앞에 놓여진 국화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 김소연 / 서울시 용산구
참사를 당하신 분들이 제 또래가 아무래도 많기 때문에… 제 친구 중에서도 갈려다가 만 친구들도 있었고 참사자분들 중 한 사람이 제 친구가 될 수도 있었고 이런
점에서 특별한 게 아닌 우리 일상 속에서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번 반복되는 인명 사고.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되풀이되는 사고에 대해 사회 전반에 걸친 안전 의식과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시민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 김미혜 / 대전시 중구 문화동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죠. 그렇지만 안전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나 관련된 분들이 직업에 책임감을 느끼시고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고 책
임감을 느끼면서 보호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취재기자 배지훈 / 영상취재 김형기)
지난 8월 소관 상임위 문턱을 넘어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이태원 참사 특별법.
유가족들은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진상규명 촉구에 나서며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리운 가족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CMB뉴스 배지훈입니다.